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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반 강사 수기-전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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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경훈 작성일15-01-02 15:22 조회1,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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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흘러 33여 년간의 긴 직장 생활의 터널을 지나 퇴직이라는 두 글자는 나에게 무한한 시간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었고
 뭔가 정체된 자아에서 새로운 나를 찾아보게 되는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두드린 문이 문화센터, 평생교육관, 복지관이었다.
 복지관에서 공직생활을 한 것을 바탕으로, 문예반 강사를 해봄이 어떻겠는지 제안이 들어왔고, 그렇게 문예반과 인연이 닿게 되었다.
문예반은 아직 한글을 체득하지 못하시는 어르신들께서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무료로 하고 있는 문자해득교육프로그램이다.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시면서 자라나는 예쁜 손녀에게 글씨를 가르쳐주면서 그렇게 뿌듯 할 수 없었다고 말하시는 어르신. 테이블만 있다면, 책상만 있다면 어디든 앉으셔서 연필로 노트에 글씨를 연습하시는 어르신, 중국에 있다는 자제분들에게 편지를 쓰시면서 이 편지가 언제 우리 아들한테 갈 꼬 하며 설레이고 계시는 어르신. 이렇게 한글을 배우시면서 행복해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어르신들의 모습을 가까이 지켜볼 수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행복하고 강사활동하기 잘했다 또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어르신들이 글자를 배워가면서 쓰실때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지금껏 살아왔던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모습이 보일 때, 글자가 인간에게 미치는 놀라운 능력을 볼 수 있습니다. 글자는 어르신들의 삶. 어르신들 그 자체였던 것이다. 어르신이 그 동안 얻지 못했던 소중한 자신의 분신을 이제야 습득하게 되는 행복은 자신이 직접 되어보지 않는 이상 누구도 알기 힘든 희열과 기쁨과 행복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한 어르신들이 이제야 글을 배워서 뭐하냐고,  그러나 강사인 본인은 이제라도 글을 배워서 인생을 예쁘게 매듭지어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끈을 가졌다 자신있게 말한다.
 앞으로 어르신들께서 복지관에 걸어올 수 있는, 연필을 쥘 수 있는 그 순간까지 문예반 어르신들의 해득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열심히 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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